어린아이를 태우는 역할에서 수명을 다한 유모차가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의 다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특히 만만치 않은 가격의 의료용 보행기를 구입하기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농촌지역 거동 불편 노인들 사이에 유모차는 없어서는 안될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지역에서도 낡은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노인들을 흔히 만날 수 있는데, 수륜면 수성1리의 김병선(77) 할머니는 『허리가 불편해 유모차가 없으면 동네 쉼터에도 나갈 엄두를 못 낸다』며 『유모차가 있기에 간단한 텃밭을 가꾸는 일 및 동네 친구들과의 친목도 도모할 수 있다』고 전했다.
2년전 작은아들이 김천에서 구해 주어 사용하고 있는 유모차에는 옷, 가방 등 생활소지품 넣어서 다니는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얼마 전 논두렁에 떨어뜨려 부러진 바퀴 지지대를 겨우 엮어서 사용하는 등 유모차를 애지중지 관리해 오고 있다.
또 성주읍 경산2리 강태임(76) 할머니는 『6개월 전 주위 어르신이 사용하는 것을 시험삼아 사용해 보고 친구가 겨우 구해주어 현재 사용 중』이라며 말하고 『지팡이보다는 중심잡기가 훨씬 편해 이동하기가 수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모차가 너무 낡아서 계속 한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며 버려지는 유모차가 있으면 전달해 주기를 희망했다.
군보건소 관계자는 『관절과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노인들에게는 지팡이보다 유모차가 몸을 의지하기에 더욱 쉽다』며 『쓸모 없이 버려지는 유모차가 거동이 불편한 농촌 노인들에게 보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박해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