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뿌연 하늘에 모래바람까지 더해지는 날이 점점 늘고 있다. 코로나19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이 됐지만, 날씨보다 미세먼지 농도가 더 신경 쓰이는 요즘엔 미세먼지 때문에라도 마스크는 필수다. 사계절 내내 조심해야 하는 미세먼지에 대해 알아보자. 코로나19 확산 전 일상의 건강 관심사는 미세먼지였다. 날씨 정보에 미세먼지 농도도 당연히 포함되었고, 아침에 눈뜨면 스마트폰을 켜고 미세먼지 상태부터 확인하곤 했다. 문제는 일 년 365일 중 미세먼지 수준이 양호한 날이 손꼽을 정도라는 점이다. 대기 중의 먼지는 크기나 성분이 다르며 종류도 다양하다. 통상적으로 입경 5 0 μm 이하의 모든 부유 먼지를 T S P (총부유먼지, Total Suspended Particles)라고 한다. 이 중에서 입경이 10μm 이하인 것만 따로 모아 측정하면 PM10(미세먼지), 2.5μm 이하인 것만을 측정하면 PM2.5(초미세먼지)가 된다. 10이란 숫자가 의미 있는 이유는 10μm보다 큰 입자들은 코에서 대부분 걸러지고, 그보다 작은 입자가 호흡기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보다 더 작은 PM2.5는 입경이 2.5μm이하로 폐포에서 모세혈관 내로 이전돼 심혈관질환까지 초래할 수 있다. 정리하면 PM10 이하 미세먼지는 호흡기질환, PM2.5 이하 초미세먼지는 심혈관질환의 주요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4년 한해에 미세먼지로 인해 기대수명보다 조기 사망하는 사람이 세계적으로 700만 명에 이른다고 발표했고,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미세먼지를 석면, 벤젠 등과 함께 1군(Group 1)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먼저 호흡기질환부터 살펴보자. 기관지에 미세먼지가 오래 쌓이면 가래가 생기고 기침이 잦아지며 기관지 점막이 건조해지면서 세균이 쉽게 침투할 수 있어, 만성 폐질환이 있는 사람은 폐렴과 같은 감염성 질환의 발병률이 증가하게 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미세먼지(PM10) 농도가 10μg/m3 증가할 때마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으로 인한 입원율은 2.7%, 사망률은 1.1% 증가한다. 특히 미세먼지(PM2.5) 농도가 10μg/m3 증가할 때마다 폐암 발생률이 9% 증가한다. 다음은 심혈관질환이다. 심혈관질환의 주범은 초미세먼지(PM2.5)다. 초미세먼지는 크기가 작아 폐포를 통해 혈관에 침투해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혈관에 손상을 주어 협심증, 뇌졸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초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심근경색과 같은 허혈성심질환의 사망률이 30~80% 증가한다. 마스크의 먼지 차단 성능이 좋을수록 건강에도 좋을까? 천 마스크나 덴탈 마스크는 단순 비말 제거용이므로 입자가 작은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차단하지 못한다. KF80은 평균 0.6㎛ 크기의 미세입자를 80%이상, KF94와 KF99는 평균 0.4㎛ 크기의 입자를 각각 94%, 99% 이상 걸러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미세먼지 제거율이 높을수록 저항이 커져서 숨쉬기가 더 불편해진다. 건강한 사람들은 다소 불편하더라도 신체적으로 문제가 없고 후유증이 남을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노약자나 임산부와 태아에는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흉부학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마스크 착용은 1회 호흡량을 감소시켜 호흡 빈도를 증가시키고 폐포와 폐에서의 환기를 감소시키며, 심박출량 감소로 이어져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따라서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은 만성 호흡기질환, 심장질환, 기타 숨을 쉬기 어려운 의학적 조건을 가진 사람들은 호흡 기구로 분류되는 N95 마스크를 사용하기 전에 의사나 건강관리자와 상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콩과 싱가포르 정부의 지침서에서는 이에 더해 노인과 임산부도 마스크 착용에 신중할 것을 권고한다. 조심해서 해로울 것은 없지만 노이로제 수준으로 미세먼지를 경계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국내 기준상 미세먼지 농도가 좋은 날만 야외 운동을 한다면, 사실상 실외 운동은 거의 포기해야 할 것이다. 비타민 D의 원천인 햇빛과 유산소운동의 이로움을 생각하면 미세먼지 정도가 `나쁨` 혹은 `매우 나쁨`인 날조차도 단시간의 야외 운동을 피하는 것은 지나치다. 미세먼지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아주의대 장재연 교수는 국내 미세먼지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하다고 주장한다. 세계서 미세먼지 연평균 오염도가 낮은 나라 중 하나인 미국은 우리나라의 약 절반 수준의 미세먼지 오염도를 보인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기준은 미국보다 기준도 강력하고, 그에 대한 불필요한 행동규제도 많다. 예를 들어 PM10의 경우 미국은 54까지는 `좋음`인데 우리는 30 이하만 `좋음`이다. 미국에서 `민감군에게 나쁨`은 155~254 사이인데, 우리나라는 151 이상이면 `매우 나쁨`에 해당한다. 우리나라의 대부분 도시처럼 평균 오염 수준이 50μg/m3 미만인 경우는 특정일에 200 이상 올라간다고 해도, 단기간 노출은 보건학상 큰 위해가 없다. 미세먼지 `나쁨` 이상인 날에 운동을 해도 괜찮은지는 심혈관질환과 호흡기질환 유무, 연령 등 개인의 건강상태에 따라 답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즉, 적절한 운동과 미세먼지 회피 전략 사이에 건강한 균형감각이 필요한 시대이다.
최종편집:2024-04-19 오후 06:2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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