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신문사는 창간 11주년을 맞아 성주군의 미래발전을 위해 지도자가 되기를 원하는 모든분(군수, 도의원, 기초의원)들에게 발표와 토론의 장을 열어 드립니다. 성주군을 바꾸고 싶은 생각이 있는 모든 정치인과 정치지망생들은 본인의 철학과 비젼을 지면을 통해 표출하고자 할 때 성주발전을 위한 토양이 되어드리겠습니다. (편집자주)
첫 번째 순서로 먼저 답지한 정세균 정치특보 우인회님의 기고를 실어드립니다.
게재순서
1. 무엇이 성주참외인가?
2. 성주참외를 공산품으로 생각해 보자.
3. 이제 블루마켓으로 가자!
4. 참외를 넘어 성주를 펄펄뛰게 하는 상상.
☐ 우인회의 엉뚱한 발상 하나.
라디오에 만족하면 TV를 만들지 못하고 활로 이긴 자는 총을 생각하지 않으며 자동차에 익숙하면 비행기를 상상하지 못한다. 제주도에만 갇혀 산 사람은 조랑말이 최고라 여기고 멀리 천산에 이르지 못한 조상들은 백두산이 가장 높은 산이라 믿고 살았다. 십년 전만 해도 휴대폰 하나가 세상을 이렇게 바꾸어 놓을지 아무도 몰랐고 월드컵의 개막전이 시작된 순간에도 4강은 감히 엄두도 내지 못했다.
성주가 참외소득에 안주해 온 사이 고령은 벌써 대가야의 부활을 시도하고 있고 고구마하나로 겨우 연명하던 함평은 나비축제로 온 군민이 훨훨 날고 있다. 인구도 농지도 없는 척박한 무주는 반디부리로 불을 밝히고 불국사 하나로도 천년만년 먹고 살 경주가 방폐장까지 하겠다고 저 난리다. 그런데 우린 지금까지 무얼 하고 있었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답답하고 안타깝다. 하지만 희망을 갖자. 생각을 바꾸고 과감히 도전하면 꿈이 곧 현실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가 멋진 성주를 만들어 가기 위한 밑그림으로 나는 감히 닫힌 공간과 시간을 넘어 내 맘대로 전혀 엉뚱한 시각으로 성주라는 곳을 바라보려 한다. 어떤 분은 무릎을 칠 것이고 어떤 분은 비웃을 수도 있다. 하지만 발상의 전환이 없이는 도약할 수 없고 모험이 두려워 안주하다 보면 순식간에 정체되고 고사하는 것이 냉엄한 현실이다. 성주가 처한 현재가 바로 이런 상황이다.
우리 모두 성주는 참외뿐이라고 믿고 있으며 모이면 너나없이 참외만 생각하고 참외이야기만 하고 산다. 수십 년간 참외 하나로 버텨왔고 누구나 참외만 뜯어 먹고 살았다. 외지인들도 성주하면 참외부터 떠올리고 참외를 제쳐두고는 아예 성주를 논하지 못할 정도가 되었다.
군 전체의 참외의존도가 워낙 높아 참외의 작황이나 가격이 나빠지면 군 전체가 술렁이고, 참외생산량이 곧 소득이라는 등식이 성립하다 보니 과욕으로 인한 중노동도 큰 문제다. 특히 집안일까지 덤으로 해야 하는 여성들의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서 난 참외부터 한번 건드려 볼 참이다. 참외를 전혀 엉뚱한 방향에서 바라보며 다른 행성에서 온 외계인처럼 뜬금없는 평가를 하려 한다. 부디 과학적인 분석이 아닌 발상의 전환으로 여겨주시라. 그저 재미로 읽어 주신다면 더더욱 고마운 일이다.
1. 성주참외란 무엇인가?
강원도에서 제주도까지 백화점 할인점 동네슈퍼 어딜 가도 참외는 오로지 성주참외뿐이다. 심지어 길가 노점에서도 성주참외만 판다. 타 지역 참외는 다 어딜 가고 온통 성주참외뿐이냐.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어디까지가 성주참외란 말인가? 성주참외라고 표기된 박스에 담기만 하면 칠곡산도 성주참외로 둔갑하는가?
성주사람이 생산한 것만 진품 성주참외인가? 성주사람이 고령땅을 넘나들며 농사지어 출하해도 성주참외인가? 아니라고? 성주 땅에서 키워낸 참외만이 진짜 성주 참외라고? 김천 사람이 한철 성주에 와서 눈치코치로 때려잡아 얼렁뚱땅 농사한 것도 성주참외라고?
그것도 아니면, 성주에 주민등록이 된 사람이 성주 땅에서 생산한 것은 무조건 성주참외로 인정하시겠다고? 그럼 성주 농민이 성주땅에서 생산한 것이면 개구리참외도 성주참외인가? 아니라고? 노란 바탕에 하얀 골이 진 것만 진짜 성주참외라고? 그럼 노랑바탕에 하얀 골만 지면 대갈통만한 유전자변종 참외도 성주참외인가? 그건 인정 못한다고? 그럼 노랑바탕 하얀골에 아담싸이즈는 당도가 무우같아도 성주참외인가? 아니라고? 그럼 도대체 뭐야! 성주참외란 뭐란 말이여? 모르겠다고? 아무도 이런 문제로 골머리를 앓게 하지 않았다고? 이런 엉뚱한 소리 하는 인간은 네가 처음이라고?
행여 이런 모습이 우리들의 현실이고 한계가 아닌지요. 기본은 까맣게 잊고 조금 더 달고 조금 더 예쁜 것만 추구해 오진 않았는지요. 해마다 새 농법 새 품종에 더 나은 품질로 더 많이 생산해도 세상에 구석구석 성주참외만 굴러다닌다면 결과는 뻔하지 않습니까. 세월은 가도 소득은 언제나 제자리걸음이고 뼈 빠지게 해도 더 나아지는 것 없이 언제나 고만고만입니다. 진도에서 진도개를 관리하듯 확실한 정의내림과 그에 상응하는 구체적인 행정이 뒤따르지 못하면 희망이 없습니다. 성주참외도 그 명성에 걸맞고 끝까지 고객에게 책임지는 진정한 명품이 되기 위해서는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이름표를 달아야 합니다. 멋진 사랑의 이름표를 달아 주어야 합니다. 다같이 근본부터 고민해 봅시다.
☐ 2. 우인회의 엉뚱한 발상 둘(성주참외를 공산품으로 생각해 보자).
참외수확이 한창인 5월, 성주는 산과 부락을 빼면 온통 은빛뿐이다. 연녹색 신록으로 덮혀 있어야 마땅한 들판이 거대한 비닐하우스 집단시설단지이다. 정말 거대한 공장지대다. 사정이 이런대도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스스로를 단순한 농사꾼으로만 여긴다. 하여 시비방법, 종자의 선택, 파종시기, 농약사용, 선별방법, 출하시기, 시장선택등 농사 준비단계부터 상품이 소비자손에 갈 때까지 모든 것이 각자 지 마음이다. 한마디로 알아서 생산하고 내 맘대로 판매하고 각자가 책임지는 자유방임이다.
그러니 대한민국 어딜 가나 성주참외뿐이고 당도제로에 속이 언 등외품도 모두 성주참외다. 한창 소비가 왕성할 5월말 6월이면 떼돈을 만져야 하는데 타지역 참외가 섞여 들고 열과까지 춤을 추니 금싸라기가 금값아닌 똥값이 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해마다 시작은 명품이되 끝은 푸대접이다. 이러다간 몇 년 못가 시장에서 신뢰도가 떨어져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게 될 것이 뻔하다.
하지만 방법은 있다. 우리 스스로 세계최고의 명품참외를 생산하는 공장장으로 자임하는 발상의 대전환을 하는 것이다. 성주참외가 공산품으로 사고되는 순간 종자의 선택, 시비와 투약, 등급과 브랜드, 표적시장까지 전과정에 일정한 룰이 부여되고 오로지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에 맡겨지던 가격결정구조에도 일정부분 관여할 수 있게 된다. 참외농 전체에 적용될 등급분류원칙이 새로 정해지고 아무나 멋대로 성주참외박스를 사용하지 못한다. 등외품은 전량 수거/파쇄될 수도 있다.
외지 것이 성주참외로 둔갑할 수도 없고 등외품이 상품인양 행세하지도 못한다. 일류 백화점 매대에서 최상급 성주참외는 강남부자라야 살 수 있고 할인점용 성주참외도 나름대로 가격이 빵빵하다. 이제 더 이상 짝퉁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성주참외를 제대로 확인하고 사기만 하면 길가노점에서도 속았다고 소비자가 열 받는 일은 없다. 드디어 성주참외가 진정한 명품이 되는 순간이다.
이런 즐거운 상황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상당한 고통도 뒤따를 것이다. 모든 참외농들이 취지를 이해하고 동의하여야 하며 거기까지 가기위한 과정에서 토론과 논쟁 또한 뜨거울 것이다. 당연히 지도자들과 행정단위의 선도적 역할도 있어야 한다. 일부 농가나 중간상인들에게는 없던 고통이 수반될 수도 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피땀흘려 노력하는데도 희망의 빛이 점점 작아지기만 한다면 분명 적신호이기 때문이다. 빨리 결단하고 치료하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중병이 될 것이 너무나 뻔하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 더 좋은 방법을 찾아봅시다.
☐ 3. 우인회의 엉뚱한 발상 셋(이제 블루마켓으로 가자).
대한민국 어딜 가나 다 알아주는 최상급 브랜드인데도 참외농의 허기짐이 계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한경쟁속에 농법과 품질개선은 해마다 이어지지만 마케팅전략 부재로 시장에서 죽을 쑤기 때문이 아닐까. ꡒ자유경쟁속의 각자 살아남기ꡓ는 새로운 기법과 시장친화적 상품은 담보하지만 ꡒ질서와 조절이 없는 자유방임ꡓ으로 애써 만든 블루오션을 금방 레드오션화 한다. 피나는 노력의 결실도 언제나 한해로 끝나고 해마다 피 터지는 싸움만 이어진다. 성주참외에도 마케팅기법을 도입하여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
가. 종이딱지 없는 참외: 종이딱지 대신 상품에 직접 인쇄하는 방식(선키스트 참조)으로 남들이 쉽게 모방할 수 없게 한다. 짝퉁방지와 고객 신뢰 회복의 지름길이다.
나. 조속히 상표등록을 마치고 포장박스를 일괄 관리한다: 모든 통제의 기본은 표시에서 나온다. 멋대로 성주참외라는 등록 브랜드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 등급표시/출하량조절/원산지표시의 근본은 철저한 박스관리에서 출발한다.
다. 개인실명제보다 ꡒ성주ꡓ라는 단일 브랜드로: 개인실명제는 자유방임을 전제로 한 것이다. 농가별 자유경쟁은 가격하락과 중노동의 원인이다. 이미 정평이 난 ꡒ성주참외ꡓ라는 단일 브랜드를 더욱 고급화/차별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라. 품질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등외품은 집단 수거/파쇄한다: 출하시점에서 통일된 품질관리가 이루어지게 하고 등외품의 시장출하를 자제하여 희소성을 유지한다. 진입장벽을 쌓기 위해서 필요에 따라 ꡒ정책적인 초저가 등외품ꡓ의 출하는 가능하다.
마. 판매창구 일원화를 통해 가격결정에 영향력을 강화한다: 각자 알아서 파는 구조에서 공동출하로 개선하면 가격결정구조에 개입할 수 있고 표적시장별로 다르게 대응하여 시장적합성을 높인다.
바. 과잉생산을 예방하는 구조를 마련하자: 생산량조절을 위해 귤나무까지 뽑아 던진 제주 감귤농의 아픔을 상상해 보자. 향후 예상되는 노령인구의 자연소멸과 뒤이은 급격한 농업인구감소로 외지인 유입이 없는 한 생산능력도 감소하겠지만, 과잉생산과 중노동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혁신적인 프로그램이 요구된다.
사. 기술혁신에는 인센티브를 왕창: 방임에서 규제로 기본이 바뀌면 자칫 ꡒ경쟁속의 발전ꡓ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 이러한 염려를 상쇄하는 장치로 새로운 기술혁신을 고안하여 전체에 기여한 참외농에는 확실한 보상을 제도화한다.
☐ 4. 우인회의 엉뚱한 발상 넷(참외를 넘어 성주를 펄펄뛰게 하는 상상).
ꡒ참외 없으면 성주사람 다 죽느냐?ꡓ는 궁극적인 질문을 던져 본다. 모두들 참외하나로 수십 년 동안이나 먹고 살았기 때문에 참외를 뛰어 넘을 엄두를 못 내고 있다. 농촌인구의 역 피라미드 구조로 15년쯤 후면 실질 참외농이 지금의 반으로 줄고 30년 후면 자연부락의 반이 빈집이 될 수도 있다. 가히 충격적이다. 세월은 총알인데 아무도 심각함을 일깨우며 대안을 내지 않는다. 이런 상황이니 나라도 한번 엉뚱한 소리를 하련다.
가. 걱정마라, 희망은 있다: 고속도로로 오면 행정수도에서 한시간만에 톨게이트 두개, 고속철도로는 서울에서 한시간반 플러스 30분, 대구지하철에서 10분이면 성주땅, 큰 강과 높은 산맥이 연이은 복 받은 땅, 군부대나 혐오시설이 없는 곳, 불철주야 노력하는 근면한 주민들, 마음만 먹으면 금방이라도 훨훨 날 수 있는 고장이 바로 성주다. 희망을 갖자.
나. 별과 달이 빛나는 고을: 성주의 지명을 보면 ꡒ별뫼, 달밭, 노리미, 한개ꡓ등등 온통 별과 달이요 산과 강이다. 별과 달, 산과 강이면 세상의 전부다. 이 놈들만 잘 이용하고 제대로 팔아먹어도 자손 대대로 문제없다. 산록과 강가에 세상 사람들을 다 모아 놓고 별과 달을 팔아먹는 봉의 김선달 뺨치는 놈을 기다려보자.
다. 인구의 흐름을 바꿔 놓자: 인구 250만명의 대도시가 바로 옆이고 서울로 치면 부천/일산쯤인데 인구는 나날이 줄고만 있으니 한심하다. 출근시간이면 들어오는 차가 나가는 차보다 10배는 많아 보인다. 그 흐름을 바꾸고 양을 늘리면 인구는 팍팍 늘고 장사도 잘 되고 땅값도 오른다. 참외농사 쬐끔만 짖고도 다 잘 살 수 있다.
라. 미개발을 도약의 발판으로: 전화위복이란 단어가 안성맞춤이다. 낙후된 오늘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내일은 훨훨 날자. 미개발이 난개발보다는 천만다행이다. 지금까지의 무사안일이 오히려 큰 복이다. 엉터리 그림으로 황칠한 것보다는 백지 상태가 얼마나 다행이냐. 조금만 더 멀리서 미래를 바라보면 답이 보인다. 지금 같은 정체와 답보에 마냥 낙심할 필요는 없다.
마. 전혀 다른 시각으로 근본부터 바꿔야 미래가 보인다: 늘 고만고만한 사람들끼리 모여 그렇고 그런 머리짜기로는 불가능하다. 지렁이는 평생을 기어도 땅만 보지만 독수리는 한번 비상으로 천리를 본다. 전혀 새로운 시각, 엉뚱한 발상, 근본을 뒤 엎는 역설만이 시야를 틔우고 길을 연다. 드디어 발상의 전환을 할 때가 왔다.
PS: 더 좋은 생각, 구체적인 방법, 날카로운 비판까지 경청코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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