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성화 계통인 금싸라기 품종이 없으면 지금은 참외 농사를 못하는 것처럼 생각하겠지만 처음 성주 땅에 재배를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중후반 대부분의 재배 농가가 은천참외로 농사를 짓고 선남면 도흥리에서는 노란참외로 더 알려진 골드메론을 재배하고 있을 때다.
H종묘사에서 당도가 12∼14°나 되는 단성화 계통인 금싸라기 품종을 개발 보급하기 시작했다. 이 품종은 당도가 월등히 높은 반면 재배가 무척 까다로와 농사 기술이 앞선(당시) 성주, 벽진, 초전 일부 지역의 농가에 시험재배를 하고 있었다.
경기도 포천 지역에서는 우리군보다 먼저 재배를 시작했는데 물찬과와 발효과가 발생하여 농사를 망쳤다고 종묘회사에 변상을 요구하다가 일부 농가는 종묘회사 마당에 한 달여 동안 천막을 치고 농성을 하고 농림부에 찾아가서 품목허가를 내어준 기관에도 책임이 있으니 종묘회사에 압력을 행사하고 중재를 요구하며 당장 품목 허가를 취소하라고 야단일 때다.
견디다 못한 농림부 채소 과장이 성주군청에 전화로 의견을 물어왔다.
성주군에서도 문제점이 많으면 허가를 취소 시켜야 하겠다고 하면서, 그 당시 이사람이 특작계장을 맡고 있을 때라 이 사실을 신동규 부군수(당시)에게 보고 드리고 재배 농가의 현장을 확인하고 의견을 청취하기 위하여 재배 기술이 앞선 농가를 방문해 조사해 본 결과 일부 농가에서는 발효과가 생겨 폐농을 했다고 야단인가 하면
어떤 농가는 찰흙에 재배하니 발효과가 적다고 하고 다른 농가는 하우스 아래 공기통을 내어보니 물찬과가 반으로 줄었다고 하며 또 수확후기에 관수를 줄이니까, 질소질 시비를 줄이니까 등등 실패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들을 이야기하며 잘만 재배하면 높은 소득을 올리겠다는 이야기와 연장 재배를 해도 당도가 유지된다는 말을 듣고 여러면으로 검토하고 판단한 결과 성주군에서는 금싸라기 품종을 계속 재배하겠다는 의견을 농림부에 보고하기에 이르렀다.
경기도 포천군의 농민과 달리 성주군민들은 오랜 재배 경험을 바탕으로 실패에 그치지 않고 도전하는 불굴의 의지와 연구하는 자세가 없었더라면 금싸라기 품종은 품목허가 취소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며 이는 50년대의 유지 고깔 재배에서부터 60년대의 비닐텐넬 재배, 70년대의 목재 대나무 하우스, 80년대의 철재하우스로 변모해 가는 반세기 이상의 재배에 따른 노하우가 아닐까 하는 마음이다.
비닐하우스가 뒤덮인 들판을 바라보며 그 속에서 자라고 있는 품종을 생각하며 성주참외가 세계속의 명산물로 자리 잡기까지 여러 가지 유리한 조건이 많다고 하지만 무엇보다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역경을 이겨내는 군민들의 불굴의 의지와 도전정신이 아닐까 하는 마음에 새삼 존경심이 드는 것은 비단 나 한 사람만의 생각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