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3일 내란으로 인한 정치적 혼란은 6월 3일 대통령 선거를 통해 일단락되었다. 그러나 앞으로의 정치 상황을 낙관할 수는 없다. 국제 정세가 불안정하고, 국내적으로도 경제가 어렵기 때문만은 아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는 말처럼,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 닥쳐도 지혜롭게 대처하면 문제를 풀어갈 수 있다. 문제는 지금의 정치에 그런 지혜를 기대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국민들의 걱정을 정치가 덜어주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정치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앞으로도 계속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크다. 지금 이대로라면, 정쟁만 반복하면서 문제해결능력은 없는 정치가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다. 야당은 여당을 반대하고 비판하기만 해도 재기를 노릴 수 있는 정치, 여당은 자신에게 주어진 힘을 국민의 삶을 위해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정치는 이제 바뀌어야 한다. 이번 내란 사태를 비롯해서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서 드러난 헌정체제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것도 미룰 수 없는 과제이다. 헌법개정도 필요하고, 선거제도 개혁이라는 해묵은 과제도 풀어야 한다. 그런데 여의도에서는 이런 일들을 풀어갈 동력을 찾아보기 어렵다. 국회의원들은 `지금 이대로`가 가장 좋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은 산적한 현안들을 처리하기에도 버거울 것이다. 그래서 지역에서부터 정치개혁과 헌법개정을 위한 움직임이 일어날 필요가 있다. 특히 비수도권 지역의 경우에는 정치개혁과 헌법개정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금의 중앙집권적이고 기득권적인 정치체제의 최대 피해자는 비수도권 지역이고, 농ㆍ어촌지역이다. 수도권 일극집중이 비수도권 지역의 어려움을 낳은 근본원인인데, 지금의 정치권에서는 수도권 일극집중 체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인식을 찾아보기 어렵다. 말로만 `균형발전`을 이야기하면서, 실제로는 수도권 일극집중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반도체 공장은 수도권에 짓고, 전기는 비수도권 지역에서 생산해서 끌고 가려고 한다. 서울 강남에는 송전탑은 고사하고 전봇대도 찾아보기 어려운데, 비수도권에는 어마어마한 송전탑을 세운다고 한다. 그러면서 비수도권 지역에는 공항, 도로 건설같은 토건사업이나 한다는데, 이런 사업이 지역 청년들에게 장기적인 일자리를 제공해주는 사업이 될 수는 없다. 게다가 인구가 줄어든 농촌에는 산업폐기물, 의료폐기물 시설들까지 밀려들고 있다. 수도권 지역도 문제가 많기는 마찬가지이다. 지역정치가 거대 양당(지역에 따라서는 일당)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예산은 낭비되고 주민들의 목소리가 정치ㆍ행정에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지방선거에서도 공천만 잘 받으면 당선이 보장되다 보니, 선출직 공직자들이 주민들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공천권자의 눈치를 보고 있다. 내년에 지방선거가 있는데, 지금의 선거제도가 유지된다면 내년 지방선거 결과도 뻔하다. 그래서 지역의 입장에서 정치개혁은 절박한 과제이다. 정치를 바꿔야 삶이 나아진다. 위기에 대처하고, 문제를 풀어갈 수 있다. 그리고 정치를 바꾸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선거제도 개혁이고, 헌법개정이다. 지방분권도 제대로 하려면 헌법개정을 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역에서부터 출발하는 정치개혁운동, 헌법개정운동이 필요하다. 지금 필요한 요구는 단순하다. 첫째, 국가 차원에서 헌법개정과 선거제도 개혁을 내년 6. 3. 지방선거 이전까지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용에 대해서는 토론과 합의를 하면 된다. 최악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기득권을 가진 정치인들은 `지금 이대로`가 가장 좋을 것이다. 그러나 주권자인 국민의 입장에서는 변화가 필요하다. 지금까지와 같은 정치가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한국에서 희망을 얘기하기가 어렵다. 둘째, 중앙만 쳐다보고 있지는 말고, 지역에서부터 할 수 있는 개혁은 각 지역의 상황에 맞게 하자는 것이다. 지역의 `법`인 조례부터 제대로 정비하고, 지역주민들의 공유자원인 지방자치단체 예산이 제대로 쓰이게 만들어야 한다. 지역에 존재하는 이권 카르텔과 기득권 카르텔을 타파하고, 지역정치부터 개혁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주민들의 삶을 위한 정책들이 현실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지역에서부터 정치를 바꾸는 움직임이 일어나야, 국가적인 정치개혁도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움직임이 조만간에 전국 곳곳에서 가시화될 것을 기대해 본다.
최종편집:2025-07-02 오후 04: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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